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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ospect

습관형성 챌린지를 소개합니다

 

챌린지, 왜 시작했나

할 일이 너무 많아 하나씩 놓치고 있다고 느껴질 때쯤이었다. 매일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되는데 그 조금을 못 해서 고민이었다. 약간의 동기부여와 강제성이 필요했다.

이럴 때는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혼자 하면 작심삼일 하기 십상이지만, 동료 크루들과 함께하면 지속 가능해진다. 그래서 인증을 통해 작은 목표 한 가지를 함께 꾸준히 실천해나갈 수 있는 습관형성 챌린지를 만들었다.

플랫폼은 100일 동안 매일 각자의 도전 미션을 인증하는 '카카오 프로젝트 100'을 이용했다. 포코 코치님께서 백엔드 크루들과 함께 해보는 방향으로 제안해주신 덕분에, 프론트엔드 크루들뿐만 아니라 백엔드 크루들, 코치님들까지 총 33 분을 모실 수 있었다. 기본서 읽기, 블로그 글 포스팅하기, 알고리즘 문제 풀기, 데일리 회고 등 중에서 원하는 한 가지 활동을 선택해서 인증하는 방식이다. 운동 인증이나, 리프레시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는 인증도 당연히 가능하다.

 

챌린지, 어떻게 하고 있나

나는 '자바스크립트 기본서 읽기'를 인증 목표로 삼았다. 900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기본서를 꾸준히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잠들기 직전에라도 읽게 되었다. 피곤해도 인증을 생각하면서 단 한 쪽이라도 읽고 잤다. 책을 사면서도 '이걸 다 읽는 날이 올까?' 싶었는데, 챌린지 덕분에 이제 90 페이지 정도만 더 읽으면 완독을 한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이렇게 꾸준히 읽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혼자 읽으려고 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벌써 뿌듯한 마음이 생긴다.

챌린지를 시작한 이후로, 챌린지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다음에 언제 열리는지, 또는 추가로 신청할 수 있는지 문의를 받기도 했다. 도움을 받기 위해 시작한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더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프론트엔드 크루와 백엔드 크루끼리 등교일이 서로 달라 소통할 일이 자주 없었는데, 챌린지를 통해 서로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다는 점도 정말 좋았다.

챌린지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웨지'가 한번은 이런 말씀을 했다. SNS를 따로 하지 않아서, 이 챌린지가 곧 SNS 같다고. 나에게도 그랬다. 이른 아침 운동 인증을 올려주는 활기찬 '배럴'을 보고 기운을 얻었고, '소롱'이 정성스럽게 필사해서 공유해준 시 한 편을 보고 감성을 충전할 수 있었다. 성실한 '다니'의 인증을 보며 나도 오늘은 꼭 PR을 제출해야지 결심하기도 하고, '나봄'의 잔잔한 산책 인증, '유조'와 '조앤'의 꾸준한 헬스장 출석 인증을 보며 최소한의 운동을 하자고 마음먹기도 했다. '디토'의 데일리 회고를 보며 그의 페어 프로그래밍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고, 공짜로 봐도 되나 싶은 잘 정리된 '인치'의 블로그와 '조엘'의 TIL도 엿볼 수 있었다. '동동'이 올려주는 기술 영상 학습 인증 덕분에 출근길이 심심하지 않을 수 있었고, 꾸준한 독서로 어느새 다음 책을 읽고 있는 '춘식'으로부터 긍정적인 자극을 받아, 내 목표인 기본서 읽기에 더 열심히 임할 수 있었다.

다른 분들에게도 이 챌린지가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장치가 되기를, 그리고 인증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가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레벨 1 후반부로 갈수록 참여율이 조금씩 떨어지는 게 보였다. 함께 시작했지만 소식이 뜸해진 크루들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레벨 1 방학에는 '그리운 크루 직접 데려오기' 이벤트를 열었다. 그리운 크루에게 직접 연락해서 데려온 후에, 돌아온 크루가 이벤트 기간 내 3일 연속으로 무사히 인증하면 자동응모 완료되는 식이었다. 방학동안 여러 크루들이 이벤트에 참여해준 덕분에 그리운 크루들의 인증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은 챌린지의 중반부를 훌쩍 넘어 약 30 여일의 인증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 달은 작은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도 하다. 레벨 2 방학 때도 습관을 만드는 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해보고 싶다.